미국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이룩한 국가이지만 미국 문화의 주류를 형성한 정신적 배경은 청교도주의(Puritanism)와 프런티어 정신(Frontier Mind)이다.
미국의 정신적 배경
1). 청교도주의
- 프랑스의 철학자 토크빌의 저서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청교도주의가 미국의 민주주의의 확고한 기초를 제공했다고 말한 것처럼, 청교도주의는 미국의 토대를 이루었다. 청교도주의는 원래 17세기 잉글랜드의 개혁적인 종교적 분파인 청교도(Puritans)의 이념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광의의 의미로는 근면과 인내를 강조하는 도덕적 정신과 실용적 규범을 가리킨다.
- 철학으로서의 청교도주의는 금욕, 순수, 근면 등을 이상적인 도덕으로 제시한다. 신세계에서 청교도적 도덕심을 실행하는 미국인은 마치 태초의 아담처럼 순수한 존재로 비유된다. 한편 지상에서 물질적 성공을 거두는 것은 개인의 미덕의 결과이므로 당연시되었고 존중받았다. 따라서 미국의 아담(American Adam)이 에덴동산 같은 신세계 미국에서 자신의 꿈을 현실화시켜 성공하는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은 기본적으로 청교도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 하지만 청교도주의는 도덕적 경직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타자의 존재와 타자의 종교에 대한 관용은 많이 부족했다. 따라서 식민지의 청교도들은 자신들과 다른 존재를 억압하고 박해했다. 식민 초기에 퀘이커교도를 박해한 것이나 마녀 재판으로 많은 사람을 처형시킨 사건은 청교도들의 도덕적 편협성을 증거한다. 종교의 자유를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종교를 억압하는 이중을 드러낸 것이다.
😂 세일럼 마녀 재판(1692~1693)
매사추세츠 주의 세일럼에서 행해진 일련의 마녀 재판으로 식민지 초기의 종교 박해사건이다. 세일럼의 목사 파리스는 두 딸이 이유 없이 발작을 일으키고 고통을 호소하자 이것을 마녀의 소행으로 몰면서 일부 여성들을 고소했다. 식민지 총독이 임명한 위원회는 수백 명을 체포했고, 그중 유죄판결을 받은 20명을 교수형에 처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작가 너새니얼 호손(1804~1864)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이 재판에 관여했던 치안 판사라는 점 때문에 평생 죄의식을 느끼고 살았다.
2).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
- 청교도주의와 더불어 미국인의 정신적 근간을 이루는 정신은 프런티어 정신이다. 프런티어의 사전적 의미는 개척지와 미개척지의 경계구역인 변경지대를 가리키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를 의미한다. 미국에서의 프런티어는 최초의 합중국을 구성한 13개 주 이외의 서쪽 지역을 통틀어 일컫는다.
- 독립을 성취한 미국인들은 계속해서 서쪽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가서 마침내 태평양 연안에 도달하는데, 이 시기를 "서부 개척 시대"라고 하며, 개척자들의 모험 정신을 프런티어 정신이라고 한다. 프런티어에서는 전통, 혈통, 가문이 아니라 오로지 개인의 능력으로만 성공할 수 있으므로, 프런티어 정신은 평등을 추구하는 미국의 민주주의의 이상을 가장 잘 대변하는 정신이었다.
-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머나먼 미개척지 미국으로 항해한 청교도들은 불굴의 프런티어 정신을 실행한 사람들이다. 또 창의적인 노력을 통해 현실에서 성공하는 것이 신이 부여한 인간의 권리이며 의무라는 청교도주의의 철학은 프런티어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 프런티어 정신이 추구하는 팽창주의는 내적인 공허와 연결되어 있다. 밖으로는 자꾸 나가 확장하기를 원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내부가 텅 비어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뭔가가 공허한 사람은 밖에서 활동함으로서 만족을 얻으려고 한다. 이런 사람이 많은 성과를 얻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실존의 공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이런 사람들이 많다. 내적인 충만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프런티어 정신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다 가지고 있으며, 미국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미국은 활동 범위를 넓혀갈 때마다 미국의 가치와 반목하면서 미국의 팽창을 가로막는 새로운 벽은 늘 생겨났다. 냉전 시대에는 공산주의 국가들이, 오늘날에는 이슬람권 국가들이 적대적 타자로 존재하며, 아마도 SF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우주 시대가 도래한다면 우주인들이 미국의 적대적 타자로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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